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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서귀포 앞바다의 기적… 침수 화물선 11명 전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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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해경, 악천후 속 사투끝 선원 구해침수되는 금양6호… 구조 기다리는 선원들 16일 0시 37분경 제주 서귀포항 남서쪽 61km 해상에서 1959t급 화물선 금양6호가 원인 모를 ...

한밤 서귀포 앞바다의 기적… 침수 화물선 11명 전원 구조

해경, 악천후 속 사투끝 선원 구해
침수되는 금양6호… 구조 기다리는 선원들 16일 0시 37분경 제주 서귀포항 남서쪽 61km 해상에서 1959t급 화물선 금양6호가 원인 모를 사고로 인해 좌현으로 25도가량 기운 채 바다에 잠겨 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화물선 침수 사고가 발생했지만 해양경찰의 빠른 대처로 선원 11명이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당시 현장엔 강풍과 파도가 몰아쳐 헬기도 접근할 수 없었지만 해경 대원들이 부상을 무릅쓰고 화물선에 접근한 끝에 한 명의 생명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15일 오후 9시 55분경 제주 서귀포항 남서쪽 61km 해상에서 1959t급 화물선 금양6호가 조난 신호를 보냈다. 이 화물선에는 한국인 2명, 미얀마인 6명, 인도네시아인 3명 등 선원 11명이 타고 있었다. 해경은 곧바로 사고 해역으로 5002함 등 경비함 3척과 헬기 1대를 급파했다.

오후 11시 32분경 헬기가 먼저 도착했지만 바람이 초속 20∼22m로 강하게 불어 화물선에 접근할 수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가용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선원을) 구하라”고 지시했다.

오후 11시 52분경 현장에 도착한 5002함 대원들은 단정과 화물선을 밧줄로 연결해 선원을 구조하는 방식을 떠올렸다. 그렇게 선원 11명을 모두 무사히 구조한 건 16일 오전 1시 29분. 신고 3시간 34분 만이었다. 일부 해경 대원은 이 과정에서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현장에 투입됐던 류규석 구조팀장(경사)은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현장에서의 빠른 소통과 판단 덕분에 선원 모두를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경은 “항해 중 큰 파도를 맞고 ‘우두둑’ 소리가 난 뒤 배가 기울었다”는 선박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강풍 속 6m 파도에 헬기-배 접근 불가… 밧줄 사다리 만들어 연결, 한명씩 구조


11명 전원구조 ‘서귀포 앞바다 기적’
화물선 기운 채 빙글빙글 돌아
악천후까지 겹쳐 인력 투입못해
해경, 선장과 교신하며 ‘묘수’ 찾아


선원들은 6m가 넘는 파고 탓에 구명정을 내리지도 못한 채 선교 바깥에서 난간을 붙잡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배는 좌현으로 약 25도 기운 채 침몰 중이었다. 초속 22m의 강한 바람 탓에 헬기가 상공에서 휘청였다. 거센 파도는 배를 3층 건물 높이로 솟구치게 했다가 사정없이 내리꽂았다. 그때마다 갑판이 시커먼 바닷물에 잠겼다가 모습을 드러내길 반복했다. 위태로이 고개를 내민 선교의 오른쪽 바깥엔 붉은 구명조끼를 입은 선원 11명이 모여 있었다. 바다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 난간을 붙든 채.

15일 오후 11시 32분경, 제주 서귀포시 서귀포항 남서쪽 61km 해상에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흰수리(B-521) 헬기가 도착했을 당시 1959t급 화물선 금양6호의 모습이었다. 헬기가 보이자 선원들은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었다. 헬기가 다가가 호이스트(권양기)로 밧줄을 내리려 했지만 너울이 심한 데다 배가 제자리에서 돌고 있어 접근이 불가능했다. 헬기 전탐사 유성재 순경(31)은 “상황이 더 위험해지기 전에 한 명이라도 구해야 한다는 마음에 다급해졌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 악천후 속 ‘줄사다리’ 묘수로 필사의 구조


금양6호의 조난 신고가 해경에 접수된 건 15일 오후 9시 54분경이었다. 사고 해역은 5000t급 경비함 5002함이 전속력으로 2시간 가까이 항해해야 이를 수 있는 망망대해였다. 바람과 파도가 거세 금양6호는 구명정을 내릴 수 없었다. 하필이면 사다리가 설치된 좌현으로 배가 기운 바람에 이를 이용해 탈출할 수도 없었다. 배가 전복될까 봐 엔진을 멈추지도 못했다. 따라서 배는 시속 5km로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고, 헬기에 탄 구조 인력을 내리는 것도 여의찮았다. 악재가 겹치고 또 겹친 상황이었다.

오후 11시 52분경 5002함 등 경비함 3척이 현장에 도착했다. 5002함 구조대는 금양6호 선장과 교신하며 단정으로 배에 접근해 선원들을 구조하기로 했지만, 쉽사리 접근 방법을 정하지 못했다. 구조대원이 직접 금양6호에 오르는 건 불가능했다. 높은 파도 탓에 단정 위에 서있는 것도 쉽지 않았고, 선원들이 고립된 위치가 해수면보다 4m 높았기 때문이다. 해경은 고립된 선원들을 바다에 뛰어내리게 한 뒤 건져내는 방법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한밤이라 자칫 실종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선원들도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다.

● 대원들 “최악 여건에서도 침착함 유지”


해경과 선원들이 떠올린 묘수는 단정과 금양6호를 밧줄로 연결하는 ‘줄사다리’ 방식이었다. 선원들은 극한의 두려움 속에서도 주변에 있던 밧줄에 띄엄띄엄 매듭을 묶었다. 매듭을 발판 삼아 단정으로 내려가기 위해서였다. 해경은 경비함을 금양6호에 바싹 붙여 파도를 최대한 막고 단정을 내렸다. 그렇게 금양6호 갑판과 단정을 연결한 밧줄을 타고 선원들은 차례로 내려왔고, 16일 오전 1시 29분경 11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돼 5002함으로 옮겨졌다.

구조에 투입됐던 해경 대원들은 “악천후로 인한 최악의 구조 여건”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구조팀을 이끈 류규석 경사(46)는 “선원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건물 2층 높이인 6m에 달하는 파도와 강풍 때문에 헬기와 단정으로 배에 접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사다리도 배가 기운 좌측에 보관돼 있어 사용할 수 없었지만 대원 대부분이 침착함을 유지한 채 선장과 지속적으로 교신하며 최선의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부산 선적 화물선인 금양6호는 15일 오전 3시 2분경 전남 광양항에서 철근 등을 싣고 출항해 중국으로 향하던 중 침수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양6호는 16일 오후 6시 현재 사고 해역에서 45∼50도 기울어진 상태로 표류 중이다. 해경은 기상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금양6호를 예인해 정확한 침수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3000t급 경비함 등이 사고 선박을 계속해서 감시하고 있고, 현재까지 선박 침수로 인한 해양오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선원들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이들이 안정을 찾는 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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